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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 종합버스터미널
빠른 출발을 위해 조조버스를 타려고 했으나, 피곤에 지친 관계로 6시 30분 차로 이동.
트렁크에 자전거를 넣고 승차하는데, 앞선 사람들이 시내버스 타듯 삑삑거린다!?
승차권도 기계가 읽는 시대가 왔다니.... 이제 승차권 반을 뜯어 기사님께 드리는 즐거움이 없어졌어.


§ 동서울 종합버스터미널 x 잠실쳘교
아침해가 밝았다! 한숨 자려고 했는데 설레는 마음에 눈 말똥한채로 서울 도착.
어디를 가나 사람 많고 번잡스러운 서울이지만, 가끔 올라와 한강을 건널 때는 괜히 기분이 좋음.
탁 트인 강줄기에 이리저리 휜 나들목과 쭉 뻗은 다리는, 생활에 치이면서도 한숨 돌리려는 서울사람 느낌이다.
그래서 한강조망권 아파트들이 그렇게나 비싼가보다.

본격적으로 한강 자전거길로 나갔더니, 어후- 날씨도 안 좋은데 이 많은 사람들은 다 뭐야.
엑스포에 다 모인 대전 동호인들을 한강 여기저기 옮겨 놓으면 이런 모습일까.
자선마라톤 대회도 하고 있어서 뛰는 사람들도 엄청 많다.
서울 동호인들이 주말 한강은 '헬'이라고 말하는 것을 조금 이해하면서 페달링 꼬우.


§ 한강 NPC
여의도 인증부스에서 도장 찍고 나오는 참에, 슝- 하고 지나가는 로드 한 팩.
날 끌어줄 귀한 NPC를 만났다!
아라한강갑문까지 따라가기 퀘스트 진행!


§ 퀘스트 - I
빨간자켓에게 말을 걸면, 잠시 후 강해 보이는 NPC 하나가 멈추고 돌아본다.


왜냐면 빨간자켓이 3초 전에 핸드폰을 떨궜기 때문....
빨간자켓이 뒤에 없으니까 검정자켓도 도중에 멈춰 서서 사태 파악 중.
내가 주운 뒤에 돌려주려고 이 팩을 따라잡다가는 내 페이스를 잃을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인에게 알려주기만 함.


§ 쎈 NPC
매무새부터 페달링까지 강력한 기운이 느껴진다 했더니, 몇 km 거리를 금세 잡는 NPC.
핸드폰 떨군 사람은 합류하긴 어려운 모양인지 보이지 않음.
그러게 좀 더 쎈놈이 후미에서 달렸어야지.


§ 아라한강갑문 x 김포 터미널물류단지
아라한강갑문까지 한강종주 자전거길 서울구간은 끝.
인천방면 서울방면 기점이라 동호인이 꽤 많아서, 커피차 밥차 자전거 수리 같은 노점상이 항시 성황이다.
쉬면서 눈치를 좀 살폈는데, 속도 좀 낼 것 같은 팩들이 움직일 생각을 안하네 ㅎㅎ
군것질 하면서 더 기다려볼까 하다가 시간 여유가 없어 혼자 쓸쓸히 이동....
끌어준 팩에는 텔레파시로 고마움을 전했다고 합니다.


§ 아라한강갑문 x 아라서해갑문
유후, 아라한강갑문에서 서해갑문까지는 해풍이 직격이다. 페달을 밟아도 속도가 잘 안남.
비도 한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해서 마음이 슬슬 조급해진다.
로드 동호인들은 대부분 서울로 돌아가는지, 길에는 MTB와 생활차가 더 많이 보인다.
바람은 불고, 붙어 갈만한 팩도 없고.... 아깐 편했는데 흐규



§ 아라서해갑문
이걸로 아라뱃길 · 한강 · 남한강 · 새재 · 낙동강 · 금강 · 오천 종주까지 완료.
남은건 북한강 
· 영산강 · 섬진강 · 동해안 · 제주환상 다섯길.
근데 여기에 서서 온 길을 되돌아 보니, 다시 부산까지 가야할 것만 같은 느낌적인 느낌.


§ 인천 산단 x 가재울역 x 종합버스터미널
서해갑문에서 인천 종합버스터미널까지는 자전거길이 딱히 없다.
청라지역은 잘 정비된 도로에 차량이 거의 없어 달리기 수월하지만, 산단으로 넘어오면 좋은 길 찾기가 힘들다.
대형차 통행이 많으니 갓길은 부서지고 패여서 상태는 최악. 인도 역시 벽돌을 들어내고 공사하는 구역이 많다.
중간에 경인고속도로에 막힌 골목도 꽤 되니, 미리 지도를 보고 움직이면 그래도 매우 불편. 그나마 낫다.

마침 빗줄기도 굵어지는 참이라, 주거구역으로 들어와서 지하철역 탐색.
주말이어도 자전거를 들고 지하철 타는게 민폐 같긴 하지만, 상황이 썩 좋지 않아 염치불구하고 탑승.
다섯 정거장 가는 동안 죄송하다는 말을 열번 정도 한 것 같음ㅎ

아라한강 종주길은 자전거 길만 생각하면 썩 재미있는 코스는 아니다.
경치를 둘러 보기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사고 위험도 높고, 언덕도 없어서 매우 평이하다.
아라뱃길이 너무 휑~ 한 관계로, 부산에서 국토종주를 시작하면  인천 와서 맥이 풀릴 것 같은 느낌.

그나저나 올해가 가기 전에 영산강 · 섬진강을 달릴 수 있으려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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