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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전 거

때지난 x 입문용 로드 2015'

지호다 2015. 5. 26. 00:25

철티비를 타는 자 하이브리드를 타는 자 MTB를 타는 자 하이브리드-드롭바 개조성형자 더듬이 로드를 타는 자 곰 같은 체구에 미니벨로-스프린터를 타는 자 조금 더 빨리, 더 멀리 바람을 맞고 싶은 자

침흘리며 달릴 수 있는 당신을 위한, 친절하지만 겉핥는- 게다가 곧 16년식이 나오는데도 써보는 <2015년식 입문급 로드>

§ 프레임
자전거는 간단히 프레임과 구동계로 나눈다. 프레임은 곧 '뼈대'. 완성차 제조사가 자신들의 브랜드를 건 프레임을 만들고, 컴포넌트를 결합해 완성차를 만든다. 이 글에서는 메이져 제조사들의 입문급 완성차만을 다룬다. 그것도 70만원 이하... 알려지지 않은 공방들은 자전거를 대량생산할 여력도 안될 뿐더러, 한땀한땀 만드는 완성차의 가격은 당연히 안드로메다.
프레임은 크로몰리(크롬-몰리브덴강), 알루미늄, 스테인리스, 카본 등의 소재로 제작된다. 소재마다 장단점은 확연하나, 크로몰리와 스테인리스는 상대적으로 작은 시장이다. 최근 자전거 동호인의 폭발적 증가와 카본 직조기술의 평준화로 카본 완성차 모델이 많아졌지만, 입문급 로드는 대부분 알루미늄이다. 

§ 구동계
구동계 시장은 시마노, 스램, 캄파뇰로 삼사가 지분을 나누고 있다 마이크로쉬프트 안습. 입문급 로드에는 대부분 시마노 구동계가 장착되어 있다. 로드업계가 활성화 되기 몇 년 전까지 '시마노닷컴'을 들어가면 늘씬한 낚시대 이미지가 사용자를 반겼는데, 그 낚시대 만드는 회사가 바로 이 시마노.
입문급 로드에 장착되는 시마노 구동계는 "클라리스 - 소라 - 티아그라 - 105 - 울테그라 - 듀라에이스"로 구분되며, 울테그라와 듀라에이스에 한해 'Di2' 라는 무선구동계 그룹셋이 있다. 2015년으로 넘어 오면서 티아그라가 10단, 105가 11단으로 바뀌는 큰 변화가 있었다. 입문급 로드는 클라리스 구동계가 대부분이고, 이 중 가격이 높은 완성차에 소라/클라리스 구동계가 짬뽕되어 출시되는 경우가 있다.

§ 부품 용어

외워.


∮ 후지 - 스포어티프 2.3
A2-SL 컴팩트 더블 버티드 알로이 프레임 / FC-770 카본 포크 / 클라리스·소라 구동계 / 클라리스 STI
소비자가격 ₩ 670,000

음.. 후지네? 후지군요. 네 후집니다. 로고도 산 이미지라 일본 브랜드 같지만 사실 미국 브랜드. 2006년도에 자사의 MTB 프레임 절단 사고로 라이더가 사망한 이후 쭉 내리막. 프레임 절단은 어느 완성차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만, 수입사의 대처가 아주 미흡했다. 지금은 유통사가 바뀌고 중저가 라인을 늘리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다.
입문급 중에서는 다소 높은 가격이지만 역시나 카본 포크에 소라 컴포넌트들이 몇 가지 포함 되어 있다.

∮ 엘파마 - 에포카 2500
에포카 HDR 스무스웰딩 알로이 프레임 / 에포카 알루미늄 포크 / 클라리스 구동계 / 텍트로 R312 브레이크 / 클라리스 STI
소비자가격 ₩ 590,000

'코렉스자전거'의 고급 라인인 '프로코렉스'를 만들던 MBS에서 2001년 런칭한 브랜드. 브랜드 역사는 짧지만 실력을 무시할 수는 없는 회사다. MTB·로드 가리지 않고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는데, 전혀 대중적이지 않은얘네가 제정신인가 하는 제품들을 선보이기도 한다. 한국인 체형에 맞는 지오메트리로 제품을 홍보하고 있으며, 성능대비 가격이 좋은 편이다.


∮ 예거 - 메티 1
Metti 700C ver.2.0 AL HDF8061 프레임 / 
Metti 700C ver.2.0 AL ABAS 포크 / 클라리스 구동계 / 클라리스 STI
소비자가격 : ₩ 570,000

이름으로 독일산 자전거인 듯 눈속임을 하지만, 수입사인 HK코퍼레이션의 자체 브랜드다. 데칼이 예뻐서 가져와 봄.

지개미자이언트 - SCR2
ALUXX-Grade Aluminum 프레임 / Alloy, Cr-Mo Legs 포크 / 클라리스 구동계 / 클라리스 STI
소비자가격 : ₩ 600,000

전세계 자전거 시장을 쥐락펴락 하는 거대 메이커-시장 지배자. 이탈리아제니 프랑스제니 하는 카본·알루 OEM 완성차도 마구 찍어낸다. 2010년쯤 한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의 방아쇠를 당겼다. 좋은 성능, 화려한 데칼, 저렴한 가격으로 "자이언트 프레임을 사면 각종 컴포넌트들을 사은품으로 준다더라." 는 우스개소리가 있을만큼 경쟁력이 높았다. 입문급 모델이 평준화된 지금, 타사에 비해 저렴한건 아니지만 여전히 자이언트의 이름은 막강하다.
"바퀴 달린건 역시 독일제지"
"두 바퀴만 달린건?"
"대만"
자전거 세계에서 통용되는 말들 중 하나.

∮ 트렉 - 트렉 1.1
100시리즈 알파 알루미늄 프레임 / 트렉 카본 로드 포크 / 클라리스 구동계 / 클라리스 STI
소비자가격 : ₩ 730,000

색감봐.... 미칠것 같은 컬러링. 70만원 넘으면 입문급이 아니라 그 윗급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하지만서도 우겨 넣을 수 밖에 없는 트렉 1.1. 스페셜라이즈드와 미국 시장을 대표하는 자전거 제조사다. 뚜르 드 프랑스 7연패의 주인공 랜스 암스트롱 이후 빛을 봤다가, 다시 몰락하는.... 은 아니고, 잘 나간다. 약물 먹은 암스트롱은 암스트롱이고 기술력 하나는 좋은 브랜드니까. 서벨로와 더불어 R&D에 많은 투자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그 연구비를 오로지 자전거의 기계적 성능에만 올인. 데칼의 유려함은 아예 찾아볼 수 없다. 때문에 트렉을 타는 사람들끼리나 알아볼 수 있다능... 자덕자덕. '가장 빠르게, 효율적으로 달린다' 미국식 실용주의를 가장 확실하게 표현하는 로드. 그 심플함은 질릴 수가 없다.

   

∮ 메리다 - 스컬트라 100
스컬트라 라이트 프레임 / 로드 카본 콤프 포크 / 클라리스·소라 구동계 / 클라리스 STI / 인터널 케이블
소비자가격 : ₩ 660,000

입문급 로드의 허니버터칩. 구입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란다. 십 수군데 발품 팔아도 재고가 없다고. 입문용 로드로는 아쉬운 부분이 없을만큼 잘 나왔다. 데칼도 취향차 안타는 절제된 모습이다. 입문급 모델에서는 드물게 인터널 케이블을 선택했는데, 변속트러블에 대한 예민함 보다 예쁜게 장땡인 동호인으로서 다만 박수를 쳐줄뿐.

∮ 이밖에 첼로 XLR이 있는데 공홈에서 이미지 저장도 안되고 짜증나서 안올림. 첼로 구리다.

 80만원 전후 자전거로는 스페셜라이즈드 - 알레스포츠 / 마지 - 파르텐자 등이 있다.


§ 나열된 자전거를 봐도 차이라고는 몇 만원 더주면 메울 수 있는 약간의 아쉬운 점 몇 개정도. 딱 가격만큼 기대할 수 있고, 기대만큼의 성능을 보여준다. 결국 동가격대에서는 성능 차이가 거의 없거나, 무의미 하다는 말이다 (이건 상급 모델의 선택지에서도 매한가지일거다). 그러니 남은건 비합리적이고 감각적인 당신의 판단 뿐. 조금이라도 더 잘타고픈 동호인을 빼고, 입문자들의 선택에 필요한 건 딱 두가지다.

더 오래 멀리 꾸준히 탈 수 있는 안전한 프레임인지 아닌지. 내 눈에 예뻐 보이는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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