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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밖 에

무주 덕유산 x 향적봉

지호다 2014. 1. 30. 22:30
  • 덕유산 오토 캠핑장 - 백련사 - 오수자동굴 - 중봉 - 향적봉 - 대피소 - 설천봉 - 곤돌라

  • 방수 장갑 + 스틱 + 고어텍스 자켓 or 우의 + 아이젠


여섯시에 산행하려 캐러반에서 나왔으나 어두운산과 안개비까지 내리니 엄두가 안나더라. 산이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시간 더 비비적 대다가 동틀 무렵인 일곱시에 산행 시작. 백련사까지 올라가는 시멘트 바닥에 눈이 얼어 완전한 빙판길이었다. 아이젠을 차고 걸으면 다리에 피로가 몰려서 가급적이면 착용하지 않고 버틸 생각이었으나, 녹은 지면이 전혀 없었다, 전혀. 백련사까지 한팀. 중봉까지는 올라가는 사람이 나 하나다. 중봉 근처에 오르니 설천쪽에서 내려오는 사람이 두 명. 중봉 능선이 가까워지자 바람이 거세다. 안개가 산을 넘는 풍경이 장관이다. 옷은 안개비에 흠뻑 젖지만 기분은 산을 넘는 바람처럼 날아간다.

눈은 많이 녹았지만 그래도 천미터 고지라고, 얼음 꽃이 나무에 피었다. 봉우리 능선 내내 안개비가 산을 덮어서 시야 확보가 전혀 되지 않는다. 향적봉 지나, 설천봉 아래 대피소에서 라면과 사과 반쪽. 설천봉에는 사람이 많다. 곤돌라를 타고 트레킹 비슷하게 오는 사람이렸다. 약간의 허탈감은 또 금방 사그라든다. 아무렴 어때. 모두 좋아서 하는 것을.

모녀지간 예쁜 아가씨 사진 찍어주고 나도 사진을 부탁한다. 곤돌라로 오는 길 동안, 마치 동행하듯 주거니 받거니 걸어오면서 또 설천에서 사진 한 방. 곤돌라도 같이 타게 되서 먹을 것도 나눠 주고 이야기도 하고 그렇게 설천하우스에 내려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인사와 안부를 건넨다.

산을 오르면 늘 혼자가 아니다.길지 않은 등산 경험에도 난 알게 됐다.
친구가 된다면 더 좋을 인연이지만 아쉬움 남기고 돌아서면 그것 또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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